물(水)
한 여름 해 떨어진 물가에 앉아
물을 바라보네
무슨 소식 받았는지
저 물 어디론가 급하게 흘러가네
인간 아닌 세상으로부터
바람에 져버린 복숭아 꽃잎 싣고
정처없는 길을 걸어 가네
저 물은 언제나 그렇듯이 경계가 없어서
가로막는 계곡의 바위를 넘고
산을 건너 먼 곳에 사는
내 사랑을 찾아가네
신을 벗고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그리움의 말을 전하려 하니
푸른 이끼들이
나무에 기대어 앉아 글을 적네
흘러가는 물이
깊은 하늘만큼이나 서늘하구나
빗줄기에 흠뻑 젖은 후박나뭇잎 같구나
내 사랑이 물이었구나
쓸쓸하게 돌아서 가는 물이
내가 평생을 사랑했던 여인이었구나
물속에도
담이 있고 문이 있고 창이 있어
잠긴 물의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네
물속에 나의 한 세상이 자리하고 있으니
내 사랑도 그곳에 있음이 옳아
앞서 간 사람을 따라가네
몸을 눕히고 물이 되어 좇아가네
저 물 끊어지지 않고 가는 것이
굽이쳐 가는 내 사랑 그대로구나
구석기 .... 김종제 200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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