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무(落葉舞)
- 시: 비전 -
처량한 가을바람이
빈하늘에 쏟아져내리자
붉은 치마를 입은 산천(山川)이
찬란한 황금가루를 뿌리며
한바탕 미친듯이 춤을 춘다.
나라를 지키다 산화(散華)한 영령(英靈)들이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조국(祖國)을 위해
이 산천(山川)을 핏빛으로 붉게 물들여
한조각 한조각 한없이 떨어져내린다.
사랑하고 인고(忍苦)하는 청초한 삶을 살아
그리운 사람들은 황혼에 떠나보내고
이제 생명의 끝자락을 붉게 물들여
한잎 한잎 수없이 떨어져내린다.
하늘 가득 휘몰아치는 황금잎새들이
세상의 오욕(五慾)으로 떼묻은 마음을
미련없이 훌훌 벗어던지고
나처럼 춤추며 떨어져라 한다.
황량한 가을바람이
북을 치면서 쏟아져내리자
비단 치마를 입은 산천(山川)이
황금색 동전을 뿌리며
한바탕 신명나게 춤을 춘다.
2012. 10. 14. 백담사 수렴동에서..丕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