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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명 비전 등록날짜 2012-11-04 조회수 6282
    제 목   부러운 유산(遺産) - 吳忠一 家의 家訓





    부러운 유산(遺産) - 吳忠一 家의 家訓

    연전에 오현고 14회 동창들과 관악산 등산을 하고 오던 길에 친구들 몇 사람이 오충일네 집에 들린 적이 있었다. 매봉터널 앞의 아파트였는데, 거실에 들어서자 집안의 훈훈한 향기와 정갈한 분위기 그리고 안주인의 상냥한 대접이 우리에게 [좀 놀다가도 되겠구나] 하는 편안함을 주었다. 그런데,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벽에 걸려있는 정방형의 액자 [家訓]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修身磨我心 (몸을 다스림은 내 마음을 갈고닦음에서 비롯되고) 德行在誠實 (덕을 쌓는 일은 성실함에 있느니라.) 成功履抱志 (성공은 뜻을 품어야 시작되는 것이고) 家運力開拓 (집안의 운세는 힘써 개척해야 이룰 수 있느니라.)
    芝山 吳南浩先生 以家訓 與子孫 爲誠實開拓 竹圃 趙得升書 (지산 오남호 선생이 [성실히 개척하라]는 뜻의 가훈으로 자손에게 주다. 죽포 조득승이 쓰다.)
    한학(漢學)에 조예가 깊으셨던 가장(家長)의 선친(先親)께서 [가훈]을 지으시고 특별히 친구서예가에게 부탁하여 써서 남겨주신 것이다. 원문은 한자로 된 부분인데, 나의 심금(心琴)을 쿵하고 세게 내려치는 가르침이었다. 어찌 그 가훈이 오충일가만의 가훈이겠는가? 나를 깨우쳐주고 나를 가르쳐준다면 나에게도 가훈이 됨이 분명하지 않은가? 너무도 부러운 유산이었다. 아! 오충일의 집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을 말하라 한다면, 아무도 가져갈 수 없는 것, 바로 저 [가훈]이 아닌가! 이제 나이가 들어 자식들은 장성하였고 그들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가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면, 오로지 저처럼 다른 방문자의 심중까지 울려주는 [가훈]을 남겨줄 일이다.
    나는 아주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다. 여섯 살 되던 때였는데, 세상을 전혀 모르던 때이니, 아버지에게 설령 어떤 남겨주고 싶은 가훈이 있었다 한들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나의 기억속에 뚜렷이 남아 있어서 괴로운 일이나 힘든 상황에서 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어느 땐가 아버지는 참외밭을 하셨는데, 밭 한쪽구석 원두막에 누어있으면 입안에 쏙 들어갈만한 조그만 토마토를 따다가 입에 넣어 주시곤 했다 (그때는 방울 토마토가 없던 때였다). 또 중추절 벌초를 갔다 오실 때에는 작은 밤고구마를 손수건에 고이 싸가지고 와서 주셨던 기억이 난다. 한겨울에 별미를 손수 만들어 주셨는데 [구운 꿀배]였다. 큰 배의 꼭지부분을 도려내고 씨속을 파낸 다음에 그 속에 꿀을 넣고 화선지로 겹겹이 싸서 화로불 속에 묻어놓고 숯불을 그위에 얹으면 은근히 배살이 꿀과 녹아서 익는데 그 때에 꺼내주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그 [구운 꿀배]였다. 봄에는 옻순을 따다가 직접 전부쳐 주셨던 기억도 난다. 먹을 갈아서 돗단배도 그리고 새도 그리면서 내손을 잡고 같이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 이제 생각하니 그런 사랑이 있었으므로 나는 온전히 자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그 은혜에 가슴이 메인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이르기를, [詩에 曰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哀哀父母여 生我劬勞셨다 欲報深恩인데 昊天罔極이로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매, 슬프고 슬프다, 아버지 어머니시여. 날 낳아기르시느라고 애쓰고 수고하셨도다. 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저 넓고 큰 하늘과 같아 다 갚을 수가 없도다.) 진실로 호천망극한 일이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는 마음일 것이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사랑]이 아니었을까? 달리 무엇으로 표현할 말이 없다. 언젠가, 고향집 제삿날에 갔는데 형이 족보와 조그만 메모지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메모지는 한지를 접어 진묵으로 쓴 것인데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친필이었다. 글을 모르셨던 어머니에게 혹 잊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써준 열네번의 기제(忌祭)날을 적은 것이었다. 어린 두 아들을 남기면서 혹 기제날을 잊어서 향화(香火)가 끊길까 염려해서 써준 것이니 어찌 보면 이것이야말로 부모의 뜻을 전한 [가훈]이 아니겠는가! 그 조그만 메모지속에서 기억에 없던 아버지의 필체를 처음으로 보니 감격해서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오충일가의 [가훈]은 면면히 이어져 다음 세대로 내려가며 역사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그의 부모가 준 사랑의 가훈이 모든 사람들의 귀감(龜鑑)이 될 것이다. 부러운 유산이 위대한 유산으로 우리 모두에게 남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차례이다. 부모가 남겨준 사랑의 추억을 우리가 자식들에게 남겨줘야할 때가 되었다.
    잠시 오충일의 부모와 나의 부모를 생각하고 그 사랑에 눈시울을 적시며 이 글을 마친다.
    2005. 3. 22. 비전 丕荃




    
    

      violin - Pablo de Saras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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