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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명 비전 등록날짜 2013-09-04 조회수 7313
    제 목   Zigeunerweisen(집시의 달밤)

    사라사테 치고이네르바이젠 Op.20
    Sarasate Zigeunerweisen Op.20
    violin. 장영주 (Sarah Chang)

     

    바이올린이란 악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치고이네르바이젠'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상적인 도입부와 애잔한 분위기, 빠르고 긴박감 넘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 곡은 바이올린의 서정적 특성과 불꽃 튀는 기교를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지요.

    바이올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곡을 만들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곡을 작곡한 이는 매우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습니다.. 
     
    '치고이네르바이젠'의 작곡자 파블로 사라사테(Sarasate)는

    파가니니 이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신동이기도 했던 그는 5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8세 때 이미 공개 연주회를 열어 갈채를 받았지요.

    어린 시절에는 조국인 스페인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하다가

    12세 때부터 파리로 유학해 달콤한 음색을 특징으로 하는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의 특성을 흡수하여 더욱 뛰어난 음악가로 성장해갔습니다.

     

    사라사테의 연주법은 매우 화려하고 기교가 뛰어날 뿐 아니라

    우아함까지 갖추고 있어서 연주회 때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사라사테가 32세 때 음악의 도시 빈에 데뷔했을 때

    청중들은 그의 독특하고 화려한 연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지요.

    오스트리아에선 엄격하고 절제된 독일 바이올린 악파의 연주법이 유행하고 있었기에

    사라사테의 화려한 연주는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던 것입니다.

     

    그러나 브람스의 친구로도 유명한 요제프 요아힘 풍의

    진중한 연주 스타일을 숭배했던 몇몇 음악애호가들은

    사라사테의 연주 스타일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중들은 사라사테의 멋진 연주에 매혹됐고

    사라사테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연주회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사라사테는 이탈리아의 명품 악기인 스트라디바리를 즐겨 연주했는데,

    그 악기는 그가 10세 때 스페인 여왕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 사라사테가 바이올린을 기가 막히게 연주하는 것에 깊이 감동한 여왕이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하지요. 으~ 부럽!

     

    파가니니가 굵고 풍부한 음색을 지닌

    과르네리를 즐겨 연주했던 것과는 달리

    사라사테는 스트라디바리를 더 좋아했는데

    아마도 우아하고 화려한 스타일을 추구했던 사라사테의 연주가

    스트라디바리의 찬란한 음색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겠지요.

     

    사라사테가 남긴 많은 바이올린 작품들 중에서도

    1878년에 작곡된 '치고이네르바이젠'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집시의 노래'라는 뜻의 이 곡은 집시풍의 느낌을 전해주는 이국적인 선율이 매력입니다.

    '치고이네르바이젠'은 헝가리 춤 차르다슈(csárdás)의 리듬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곡이니만큼

    전형적인 ‘차르다슈’의 형식에 따라 느린 도입부인 라수(lassu)와 빠른 프리수(frissu)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느리고 애수 띤 선율로 전개되다가 후반부에는 강한 리듬을 바탕으로

    빠른 춤곡이 전개되면서 바이올린의 관능적 선율과 화려한 기교가 펼쳐지지요.

     

    '치고이네르바이젠'을 템포 변화에 따라

    좀 더 자세히 보면 모두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보통 빠르기의 모데라토(Moderato)가 시작되면

    바이올린이 인상적인 도입부의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아마도 '치고이네르바이젠'의 도입부는

    클래식 사상 가장 멋지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음악일 것입니다.

    아찔하게 솟아오르는 바이올린 선율을 듣고 있노라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마저 느껴지지요.

     

    짧은 도입부에 이어 템포는 매우 느린 렌토(Lento, 느리게)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집시의 노래가 전개되는데 이 부분에선

    특히 갖가지 장식음이 많이 나와 애절한 선율미가 더욱 강조됩니다.
    여기서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복잡하게 얽힌 장식음을

    얼마나 맛깔스럽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운 포코 피유 렌토(Un poco piu lento, 좀 더 느리게)에서

    템포가 조금 더 느려지면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이

    몽상적이면서도 슬픈 선율을 연주하면서

    느린 전반부를 아름답게 마무리합니다.

     

    이윽고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 빠르고 매우 생기 있게)에서

    템포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독주 바이올린의 기교는 절정에 달합니다.

    이 부분에서 바이올리니스트는 매우 빠른 템포로 활을 튀어 오르게 하며

    화려함을 강조하고 왼손으로 줄을 퉁기는 고난도 기교를 선보이며 듣는 이들을 압도하지요.

     

    1878년, '치고이네르바이젠'이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된 이후

    이 곡은 많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사라사테 자신도 이 곡을 즐겨 연주해 작곡가 자신에 의한 1904년 녹음도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당대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로 유명한 칼 플레쉬는

    이 곡을 가리켜 '장밋빛 뺨을 한 시골 처녀'라 칭하며

    세련미와 독창성이 떨어지는 촌스런 음악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했는데

    그는 이 곡에 나타난 집시음악 풍의 노골적인 표현에 거부감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작품이 바이올린의 개성을 더할 나위 없이

    잘 드러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요.

     

     

    사라사테 치고이네르바이젠 Op.20
    Sarasate Zigeunerweisen Op.20
    violin. 고토 류 (Goto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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