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시: 비전
꽃신을 신은 아가씨 나들이 한다.
들길 파아란 잔디를 밟고
잰걸음으로 가마에 올라
골짜기 오솔길따라 내려온다.
가늘고 촘촘한 이슬발을 드리워
붉어진 볼은 살짝 감추고
부드러운 바람결에
젖은 머리칼 향기를 흩뿌린다.
길목마다 오면서
솟아오른 봉오리 꽃망울은
장난끼어린 손으로 죄다 터뜨려버리고
이 골목 창가에 숨어 속삭인다.
'여기에요~ 여기!'
때눌고 침침한 방에서 나와
얼른 가슴열고 기쁨으로 맞으라고
속삭이는 목소리로 날 부른다.
2007. 3. 31.